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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선교현장 > 아프리카 등록일 2011-09-16
작성자 관리자 (admin)
말씀은 짐이 아니었습니다.
차드 여행스케치 조승호
이동할 때마다 우리부부 사이에 늘 전쟁이 있습니다
. 짐 때문 입니다. 차드에 없는 것은 너무 많고, 비싸고(내륙국가의 특징), 또 아내와 나의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역에 필요한 물건을 하나라도 더 챙기고 싶어하는 나, 가족의 건강과 음식 등 생활 용품을 조금이라도 더 가져가려는 아내 사이에 늘 보이지 않는 전쟁입니다.

이곳에서는 자연스럽게 유목민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문명의 이기에 젖어 사는 우리가 쉽게 흉내 낼 수 없는 단순한 삶을 살아갑니다. 모든 가재도구들, 심지어 그들이 머물 집까지 낙타의 등에 싣고 이동하며 살아갑니다. 우리네의 인생이 무엇인지 웅변해 주는 듯합니다. 우리는 모두 나그네로, 이 땅에서의 삶이란 잠시 거쳐 지나가는 삶이라고 성경은 말하지 않습니까? « 너희의 나그네로 있을 때를…”(벧전 1.17). ‘아브라함이 이렇게 살았겠지?’라고 혼잣말로 중얼거립니다. 차드에 살다 보면 성경 속으로 걸어 들어온듯한 느낌을 종종 받습니다.

빛터가 학교에서 세 번이나 쓰러진 일이 있어서 옆 나라 카메룬에 급하게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가족은 짐이 아니라 사랑의 수고요 함께 하는 기쁨임을 감사 드립니다.] 돌아올 때에 그 힘든 여정 속에서도 아내와 조금도 신경전을 벌이지 않고 기쁨으로 가지고 온 짐이 있습니다. 바로 성경입니다. 카메룬에서부터 성경을 가지고 온 이유는 단지 차드보다 더 싸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 동안 우리 선교회 대표님의 도움으로 성경을 많이 보급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중단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차드에서는 더 이상 성경을 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차드성서공회와 세계성서공회와 마찰이 만든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입니다. 세계성서공회에서 차드성서공회에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돈을 빌려 주었습니다. 약속한 기한이 지나도록 차드성서공회에서 돌려주지 않자 세계성서공회에서 모든 돈이 회수될 때까지 차드에 성경보급을 중단하기로 하였답니다. 서글픈 소식입니다.

이곳은 아직도 자신의 말로 번역된 성경이 없는 종족이 많습니다. 지금 시행되고 있는 번역사역들이 잘 진행되고, 두 성서공회간의 문제도 속히 해결되어 이 땅에 말씀이 다시 속히 보급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말씀이 우리 손에 있다는 사실 앞에 감사합니다. 말씀이 내게 짐이 아니라 나를 자유케 하는 진리임을 감사합니다.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요 8:32)

아이들을 바라보며 마음이 짠해집니다


자동차로
6시간을 달린 후 가차를 타고 14시간을 달려야 딸을 볼 수 있습니다. 기차는 늘 저녁 여섯 시쯤 출발하여 밤새 달려 다음 날 아침 뱃속에서 꾸루록 소리가 요란할 때쯤 도착합니다. 어떤 때는 고장이 나서 아무것도 없는 숲 속에서 여러 시간, 심지어 이틀을 종일 머물렀던 적도 있다고 합니다. 응가운데레라는 곳에서 출발하여 세 번 정도 간이역에 잠깐 멈춥니다. 그리고 야운데에 도착할 때쯤에 네 번 정도 또 간이역에 멈춰섭니다. 그래서 늘 간이역에 멈추는 시간은 동틀 때나 해질녘의 빛과 어두움이 하루의 임무를 교대하는 때입니다. 간이역에 도착할 때마다 제 마음은 흰 도화지가 됩니다. 마음은 어느새 풍경들을 열심히 스케치합니다. 글로 표현하기엔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스쳐 지나갑니다. 철길을 따라 물건을 팔기 위해 이리저리 오가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우리네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머리에 무거운 물건을 이고 부지런히 발 품을 파는 저 아이의 집에는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이 철길이 끝나는 곳에서 만날 빛터를 생각하니 괜히 마음이 짠해집니다. 언젠가 남겨진 인생의 철길이 끝나는 곳에서 만날 주님의 얼굴도 겹쳐지며 그리움은 더욱 진해집니다.

중국사람은 이 약을 무엇이라 할까요?

기차는 네 등급으로 나뉩니다
. 일, 이등 침대 칸은 비싸기도 하지만 사나흘 전에는 예약을 해야 탈 수 있습니다. 우등 칸은 자칫 운이 없으면 여행 내내 뒤로 가야 한다는 것을 빼고는 그런대로 편안합니다. 가운데 통로를 중심으로 한쪽은 좌석들이 기차가 달려가는 쪽으로 향해 있지만, 그 반대쪽은 기차 꽁무니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멀미가 많은 사람들은 어쩌란 말인가요? 보통 칸은 네 명의 사람이 서로 무릎과 무릎을 맞대고 마주보고 가야 합니다. 친해지지 않을 수 없는 절묘한 자석배치입니다.

우등 칸, 특히 보통 칸은 잡상인들이 계속해서 떠들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긴 밤을 거의 지세 웁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약이 아닙니다…… 이 약은 중국에서도 가장 탁월한 약으로…… 그럼 이 약을 중국말로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겠습니다.” 그리고 나를 바라 보는 것이 아닙니까? 동시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향합니다. 분위기도 못 맞춰주고 난 중국 사람이 아니오 라고 말할 수도 없고…… 참 열심히들 살아갑니다. ‘MadeinChina’는 이곳에서도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과연 전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것을 이곳에서 더욱 실감합니다. 같은 약장수로서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신약과 구약의 묘약이 전세계 구석구석 오지까지 전해지길 소망해 봅니다.

막대기 하나만을 건넜을 뿐입니다

카메룬국경과 차드국경을 가르는 것은 단지 막대기 하나입니다
. 조금만 벗어난 곳에서는 동물도 사람도 아무런 제재 없이 국경을 넘나듭니다. 두 나라를 나누는 인공적인 철조망이나 벽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천연적인 장애물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절벽이나 큰 강이 자연스럽게 국경선을 긋지도 않습니다. 물론 저희는 이민국과 세관에서 모든 수속을 정식으로 다 밟고서야 국경을 넘나듭니다.

그런데 그 막대기를 건너는 순간 두 나라의 분위기는 너무나 달라집니다. 차드는 무질서와 어수선함이 한 눈에 역력하게 보입니다. 삶이 정돈되지 않아, 보이는 것마다 마음을 어지럽게 합니다. 슬퍼집니다. 공무원들도 너무 다릅니다. 차드세관과 이민국직원들은 수시로 요구합니다(선물, 기념품, 차(tea)값 등).

“내가 땅을 본즉 혼돈하고 공허하다”(예레미야 4장 23절)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이 땅은 아직 혼돈과 공허가 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성령의 운행하심으로 하나님보시기에 좋은 땅이 되길 축복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마치는 순간까지 쉬지 않고 찬양하며 기도합니다. 이 땅을 기경하기 위함입니다. 차드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면서도 막대기하나 차이로 대비되는 두 모습을 보면서 이 땅을 위해서 더 기도하고 수고해야겠다는 마음을 다집니다. 마음으로 이 땅의 정돈된 미래의 모습을 스케치합니다. ‘MadeinHeaven’을 꿈꿉니다.

주님은 우리의 마음까지 아십니다

“저녁은 라면을 먹고 싶다.”

여섯 끼를 계속 김치찌개만 먹었습니다. 사실은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차드에서는 한국김치를 먹을 수 없습니다. 대신 양배추김치를 먹는데요, 어디 신토불이만 하겠습니까? 카메룬에서는 한국배추를 쉽게 구할 수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요? 그러나 이틀 동안 계속해서 같은 것을 먹었더니 나도 모르게 입에서 툭하고 쏘아져 나왔습니다. 아내는 웃으면서 “나 몰래 숨겨놓은 라면이 있나 봐?” “글쎄 라면이 어디에 숨었더라……”

그런데 도착하니 난데없는 조그만 상자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거기에는 라면 두 개와 미역 조금 그리고 껌 등 정말 반가운 ‘MadeinKorea’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습니다. 그날 정말 라면을 먹었습니다. 꿀맛이었습니다. 이렇게 차드에서 먹는 라면은 라면이 아니라 약입니다. 보약보다도 찐한 주님의 사랑의 약입니다. 미역은 아이 생일을 위해 남겨두었습니다.

저희를 많이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집사님이 있습니다. 경상도 사투리가 인상적인 분입니다. 한 번은 꿈을 꾸셨는데 하나님께서 저희의 길을 단 한 발자국씩만 인도해주시는 꿈을 꾸셨다는 것입니다. 특유의 활달함으로 ‘주님도 너무하시데요’라며 웃으셨습니다. 차드에서의 저희의 발걸음은 그 집사님의 꿈대로였습니다. 주님은 정말 단 한걸음씩만 인도하신 것 같습니다. 성큼성큼 여러 걸음으로 인도해주시길 바랬지만 주님께서는 대부분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저희의 필요도 그때그때 꼭 그만큼만 채우셨습니다. 그래서 늘 궁핍한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라면이 저를 일깨워 주었습니다. 하늘 아버지께서는 아주 작은 것까지 세밀하게 우리의 필요를 미리 아시고 채워주셨던 것입니다. 풍성은 주체할 수 없이 넘치는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할 때 공급하시는 것이랍니다. 돌이켜보면 차드에서의 삶이 늘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해 주십시오. 주께서는 말씀으로 내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 시119: 49
“우리 가운데서 역사하시는 능력을 따라, 우리가 구하거나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더욱 넘치게 주실 수 있는 분에게,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이 영원무궁 하도록 있기를 빕니다.”
아멘. 엡 3:20,21. 표준새번역


기/도/제/목

*여행스케치를 통해 여행 같았던 차드에서의 저희의 삶을 잠깐 돌아보았습니다. 저희 선교회에서 올7월에 전체 수련회를 한국에서 합니다. 그래서 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이 기회를 이용해서 저희는 안식 월(8개월)을 신청했습니다(어느새 두 번째 텀 만 3년이 되었습니다). 저희 본부에서도 허락해 주었습니다. 저는 일 성향이 강한 사람이라 더 있으려는 마음이 많았지만, 가족을 생각하여 그렇게 결정하였습니다.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그 동안 빛터가 혼자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응급조치를 취해주지 않으면 바른 성장에 장애가 될 것 같아 부모의 마음으로 그렇게 하였습니다.

*안식 월 동안 저희는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욕조 속에 온몸을 푹 담그고 싶습니다.

*아직 한국에서의 변변한 숙소가 정해지지 못했습니다. 가장으로서 가족을 볼 면목이 없습니다. 위하여 빡시게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차드에 돌아 올 때는 또 짐과 씨름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저희 8자인가 봅니다^^. 라디오 방송관련 장비들을 그렇게 가져오는 것이 차드에서는 가장 안전-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필요들이 풍성하게 채워 줄 수 있도록 역시 팍팍 기도로 밀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바울선교회 수련회가 은혜의 찜질방이 될 수 있도록 땀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많은 경비가 들어갑니다. 저희 세 사람만도 항공료가 천만 원이 훌쩍 넘습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우리가 어떻게 고국에 돌아 갈 수나 있겠습니까? 저희 수련회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불가능합니다. 그 동안 주님은 풍성함이 무엇인지 저희 선교회 수련회를 통해 많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 번 수련회에도 하나님의 도우심이 넘치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은 짧은 기간 동안 잘 마무리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왜 눈물이 날려고 그러는지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6월 12일 비행기로 케냐, 태국을 거쳐 고국에 들어갑니다. 샬롬!

*아! 참, 깜빡한 아주 중요한 기도제목이 있습니다. 사단은 저희가 차드에 들어 갈 때와 나갈 때 엄청난 공격을 하였습니다. 저희가 차드에 다시는 들어 오지 못하도록 마음을 흔들어 뒤집어 놓으려는 속셈 같습니다. 우리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사단이 이런 수고까지 할까 의아해 했으나, 우리 뒤에 있는 여러 분의 기도와 차드사랑, 주님의 사랑이 저희와 함께 차드에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더 기도하셔야지요. 더 많이 사랑해주세요. 샬롬! 차드에서 드립니다.


사하라의 별빛 아래서 차드 조승호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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