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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선교칼럼 |
등록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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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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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adm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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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어버린 '야노쉬' 할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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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다페스트에서, 흥부선교사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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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지난 한 달, 가장 많이 자신을 다독거린 말은, "도우면서, 질책하지 말자." 입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몇 가지 얘기를 들려드릴께요.^^
('처버', 급식밴 앞에서 '야노쉬 할아버지& 아그네스 할머니'랑, 선교사실습생 '제니와 페트리카',
헝가리에 두 달간 오셔서 찬양으로, 재활선교센타 보수공사로 돕고계시는 시부모님과^^ )
1. '초보' 집사
'처버(Csaba)!' 우리 말로, '초보'처럼 들리지요? ㅎㅎ
그는 우리 '재활선교센타'에서 함께 사는, 34살의 헝가리 청년 입니다.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충성하며, 순진무구한 사람으로, 손재주도 많습니다.
수요일은 급식 사역이 없는 날이라, 우리 센타를 보수하려고 벼룬 날 입니다.
우리가 잠깐 나간 사이, '처버'는 우리 급식 밴 밑으로 들어가 어디서 오일이 새나 점검했나 봅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육중한 밴이 스르르 뒤로 움직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어어! 얼마나 놀랬겠습니까? 죽는 줄 알았을 것입니다.
얼마전에도 차고에 주차해놓은 밴이 스르르 앞으로 가는 바람에, 앞이 많이 깨어졌지요.
그후로 시동을 끈 후, 기어를 뒤로 해놓았는데, 처버가 열쇠를 끼우니 작동을 해버린 것입니다.
너무나 감사하게도, 차는 쇠문을 다 휘어놓은 채 멈췄고, 처버도 손등만 긁힌 채 십년감수 했습니다.
우리가 이사할 때도 그 중노동을 하고도 아프지 않다고 하던 그가, 온 근육이 아프다고 호소하네요.
차 헤드라이트가 다 깨어지고, 차 바디가 온통 쇠문에 긁혀 비참하게 되었습니다.
'노숙자인 그를 우리 센타에서 함께 살게 한 것이 도운 것이라면, 그의 실수에 질책하지 말자.'
'너 왜 그랬니?' 좀 나무라주고 싶었지만, 그가 살아남은 것이 너무너무 감사했습니다.
차 밑에서 수리하다가 차가 내려앉아 돌아가신 분 얘기가 생각나서, 저희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거던요.
그가 씩 웃으며 우리에게 말합니다. "팔이 너무 아파. 그래도 괜찮아."
'처버!' 그는 '착하고 충성된 종' 입니다. '우리의~'가 아닌 '하나님의~'
비록 우리 '우짜이(거리의) 교회'와 '쇼 빌라고샤그(소금과 빛) 교회'의 초보 집사님이지만...^^
고마워, 처버! 넌 우리 교회 '김치(kincs, 보물)야! (헝가리어 '보물'이 Kincs인데, 발음이 김치와 비슷)
2. 밥 한 그릇에 목숨 건 싸움
"쉿" 하고 주의를 주고 싶었지만, 그의 형색을 보니 소용없다는 판단에 참았습니다.
술에 절인 젊은이는 중얼중얼, 흥부선교사가 말씀 전하는데 방해를 하네요. 개까지 데리고 와서.
'종일 급식 준비해 와서 그들을 섬긴다고 생색 내선 안되지. 질책하지 말자!'
최근 C.S. 루이스의 책 '예기치 못한 기쁨'을 읽고, 명심한 바가 있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식사기도까지 끝내고, 섬김이들의 배식이 시작 되었지요.
저희 부부는 옆에 서서, 광야에 외치는 소리로, 찬양으로, 반주로, 거리사역을 합니다.
한참 '급식 및 거리사역'의 열기가 올라가고 있는데, 갑자기 배식받은 그릇이 공중으로 치솟습니다.
줄을 섰던 노숙자들 사이에 요동이 일어나고, 줄이 해체되고, 웅성거리기 시작합니다.
음식이 혜성을 그어놓은 것처럼 땅바닥에 쏟아졌고, 동시에 세 사람이 뒤엉켜 쓰러집니다.
한 사람은 바닥에, 두 사람은 누운 사람 위에 올라타 마구잡이로 퍽퍽 때립니다.
흥부선교사가 그 모습을 발견하고, 사역을 중단하고 그들에게로 가서 뜯어말립니다.
매맞는 사람은 누군지 잘 모르겠지만, 때리는 사람은 아까 그 술주정뱅이 젊은이 였습니다.
어느 누구도 못 말립니다. 술힘, 그것은 사람을 개같이 만듭니다. 물고 늘어집니다.
얼굴을 피투성이가 되도록 짓이겨놓고, 경찰과 앰버란스를 부르니 도망가버렸습니다.
"미안해!" 광장에 외롭게 누워있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쏟아져있는 음식, 내가 만든 그것을, 무참히 비닐봉지로 쓸어모읍니다.
'이 음식 한 그릇 때문에 목숨을 걸다니... 이거, 우리때문에 일어난 일인가?'
그순간 깨닫습니다. "너희는 선을 행하다가 낙심치 말라"(살후3:13)
아! 남을 도우다가 내가 낙심하면, 속상하게 되고, 질책하게 되는구나.
그래서 낙심치 말라 하셨구나. 자책이든, 질책이든, 하지 말라고...
경찰조사 후 앰버란스가 그를 싣고 가는 모습을 뒤로 하고, 저희 밴이 천천히 역 광장을 떠납니다.
3. 울어버린 '야노쉬' 할아버지
요즘 한 나이드신 부부가 아주 열심히 저희 사역현장에 오십니다.
'야노쉬(요한)' 할아버지는 82세, '아그네스' 할머니는 72살 이신데, 재혼한 지 8년이 됐다고 합니다.
자녀들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는지, 옷도 멋있게 입고 오시고, 늘 선물을 바리바리 싸들고 오십니다.
저희 부부위해 커피도 타오시고, 목 아프다고 홀스도 사오시고, 과자, 과일... 그렇게 섬기시네요.
그분들의 집은 부다페스트에서 20여 km 떨어진 '율로' 라는 먼 곳인데도.
어제 입니다. 저희 급식 밴이 주차하기 위해, 남부역을 빙 돌아오는데 '야노쉬' 할아버지가 서 계시네요.
"야노쉬 바쨤(할아버지)! 거기서 혼자 뭐하세요?" 차를 멈추면서 차창 밖으로 소리쳤지요.
그를 태우고 올 수 없었던 것은, 아내 아그네스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주차장에 들어서니 아그네스 할머니가 벌써 와 계셔서 우리를 맞이하시네요.
급식 세팅을 하는 동안, '처버'를 시켜 깃털같이 가벼운 '야노쉬 할아버지'를 업어왔습니다.
"나 이런 적이 없었는데... 처음이야. 이렇게 길을 잃어버리다니..." 할아버지가 그만 우십니다.
"바쨤! 이렇게 일주일에 5일을 그 먼 곳에서 오시는 것, 너무 무리예요. 한 두 번만 오셔도 돼요."
"난 괜찮은데..." 아그네스 할머니는 열심이 충만하십니다.
대표기도 하는 것, 함께 찬양 인도하는 것을 너무너무 좋아하시는, 우리교회 은퇴권사님 같습니다.^^
"내 가슴 속에 두 사람 있어." 가슴을 두드리며 저희 부부를 사랑한다고 고백하시는, 장로님 같으신 분!
사역 끝낸 후, 저희 밴에 태워 가장 가까운 곳까지 모셔다가, 시외버스에 태워 드리곤 합니다.
어떤 때, 사역 후 저희가 그분들을 못 데려다 드릴 땐, 너무 죄송스럽고 걱정이 됩니다.
우리 아버지도 살아계시면 저렇게 안아드리고, 업어드리고 싶은데... 아버지가 그립습니다.
'아빠! 저 이제야 좀 철드는 것같죠? 남 도우면서, 속상해서 질책하려 하지 않으니... 사랑해요~'
2008. 3. 8. 부다페스트에서, 흥부선교사네 김흥근의 서명희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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